[에디터 노트]월경 에디터의 초경은 어땠을까?

에디터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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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기억을 꺼냈다.



매일 월경을 이야기하는 우리.


우린 초경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월경 에디터 7인이 기억하는 초경 이야기








내가 기억하는 초경


  잘 기억나진 않지만, 중학교 2학년 학교에서 처음 초경이 시작된 것 같다. 정확히 그려지는 장면은 없지만 몇 장면이 스쳐 지나간다. 또래 친구들보다 생리를 늦게 시작한 편이었다. 친한 친구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시작해서 더 키가 안 크면 어쩌나 친구 부모님이 걱정하던 게 생각난다. 난 키는 잘 모르겠지만 막연히 ‘난 언제 생리할까?’ 했던 것 같다. 

생리혈을 처음 본 기억은 없는데, 엄마가 화장실에서 생리대를 붙이고 버리는 법을 알려줬던 장면이 남아있다. 생리대를 돌돌 말아 커버로 가리고 꼭 휴지로 한 번 더 싸서 버리라고 했다. ‘어떻게 붙이냐’보다 ‘어떻게 버리냐’를 더 강조했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초경을 시작하고 난 후 가족들의 반응


  오로지 엄마와 나만의 비밀이었다. 아빠와 남동생은 전혀 몰랐다. 네 살 터울 남동생은 어려서 잘 몰랐겠지만, ‘누나의 예민한 날’을 지레짐작하고 짜증을 받아줬던 기억이 난다. 괜히 “누나 초콜릿 먹을래?”라고 물어보던 기억이 난다. 

  언제 한번은 내가 돌돌 말아 휴지로 감싼 생리대를 세면대 위에 올려두고, 심지어는 물도 내리지 않은 채 화장실에서 나왔던 기억이 있다. (왜 그랬는지 알 수 없다. 정말 깜빡했나 보다) 그걸 본 아빠가 엄마에게 이게 뭐냐며 물었던 장면이 떠오른다. 아빠 미안. 사실 엄마 아니고 나였어.




나에게 초경은 ___ 이다. 

 기억나지 않는 인생 첫 번째 이벤트


@에디터 K








내가 기억하는 초경


  초등학교 5학년이 끝나갈 즈음이었다. 그 당시 친구들보다는 초경이 빨리 시작되었던 나는 초경에 대해서 전혀 무지했다. 어느 날인가 팬티에 '갈색'의 무언가가 묻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지금 생각해보면 순수하고도 웃긴 발상인데) 큰 볼일을 보고 뒤처리를 깔끔하게 하지 못했나 생각했다. 다음부터는 더욱 깔끔하게 처리하고 오리라 다짐하며,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이 되었다. 그런데 똑같이 팬티에 갈색의 무언가가 묻어 있었다. 나는 갈색의 무언가의 출처에 대해 추리를 해보기 시작했다.


'나는 오늘 아직 대변을 보지 않았어!'

'음.. 그렇다면 내가 방귀를 뀔 때 무언가가 새어 나온 것인가?'


  초경에 대해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터라, 스스로의 생리현상에 대한 자책과 함께 궁금증만 커졌다. 그러다 엄마가 나의 속옷에서 흔적을 발견하고 '초경'이라는 것을 알려주셨고, 드디어 갈색의 무언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초경을 시작하고 난 후 가족들의 반응


  초경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가족들은 케이크를 사서 축하 파티를 열어주었다.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는 방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울며 짜증을 냈었고, 엄마는 그런 나를 거실 파티의 현장으로 나가게 하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결국에는 거실과 내방의 중간 지점(?)에서 파티를 했고, 축하 노래가 끝난 후 케이크에 꽂혀 있던 촛불을 껐던 기억이 난다.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음에도, 그 당시에 나는 사춘기와 함께 조금은 일찍 찾아 온 초경을 맞을 준비가 덜 되었던 것 같다.




나에게 초경은 ___ 이다. 

나에게 초경은 준비되지 않은 경험이었다.



@에디터 차차










내가 기억하는 초경


  난 아직도 초경 때가 또렷하게 기억난다. 그날은 6학년 새해가 시작되던 1월 1일, 방학 때마다 놀러 가던 이모 댁에서 초경이 시작됐다. 자고 일어나서 화장실을 갔을 때 처음에는 대변이 묻은 줄 알고 무시하고 지냈는데 자꾸 화장실을 갈 때마다 묻어있는 속옷의 흔적을 보며 조금 무서웠지만 “나도 초경이 시작됐구나”라고 실감을 했었다. 두 살 터울의 언니가 있다 보니 놀라지 않고 초경을 받아들였던 기억이 난다.




초경을 시작하고 난 후 가족들의 반응


 왜 혼자 부끄러워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모 댁에서는 다른 친척들이 있다 보니 엄마에게 바로 말하지 못하고 휴지로 돌돌 말아 응급처치를 했었다.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초경 선배인 언니에게 살짝 귓속말로 말한 후, 언니를 통해 엄마와 아빠에게 초경 사실이 알려졌다. 가족들은 언니가 먼저 초경을 겪어서 그런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축하해줬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케이크를 먹으며 축하 파티를 하고, 엄마와 언니가 생리대 사용법을 알려줬었다.




나에게 초경은 ___ 이다. 

나에게 초경은 낯선 곳에서 갑자기 찾아 온 손님이다.



@에디터 솔





내가 기억하는 초경


   나의 초경은 초등학교 5학년 때에 처음 집에서 시작했다. 복통이 오고 팬티에 갈색 혈이 묻었길래 처음엔 대변인 줄 알았다. 하지만 닦아도 닦아도 계속 묻어져 나오는 게 너무 이상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더니 초경이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나는 안방 서랍장에 있는 생리대를 꺼내 사용해보았고 초경 때엔 혈의 양이 많지 않아 '생리도 별거 없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성교육에 대한 도서가 집에 많았기 때문에 생리가 어떤 것인지, 생리대는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보다 당황하지 않으면서 넘어갔던 것 같다.




초경을 시작하고 난 후 가족들의 반응


  나는 이 초경 소식을 엄마에게만 알렸다. 다른 가족 구성원은 모두 남성이었기 때문에 굳이 알리고 싶지 않았다. 엄마는 내 방에 찾아와 "드디어 여자가 되었네! 축하해" 하며 꽃과 케이크를 주셨다. 그 어릴 땐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생리를 하면 축하를 받는구나' 생각했다.




나에게 초경은 ___ 이다.

얼떨결에 맞이한 변화의 시작



@에디터 유효










내가 기억하는 초경


  초등학교 6학년, 초경이 찾아왔다. 겨울방학이었는지 졸업식 후였는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겨울쯤이었던 것 같다. 어느 날엔가 팬티에 피가 묻어 나왔고 당황하진 않았지만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왜 피가 나는지 몰랐으니까. 그 시절 우리 집은 슈퍼마켓을 하고 있었고 엄마는 가게 한켠에 진열된 생리대 하나를 가져와 팬티에 붙여주었다. 내가 기억하는 초경은 손님들에게 팔던 물건을 내가 사용하게 된 날이었다. 




초경을 시작하고 난 후 가족들의 반응 


  연년생의 여동생이 있지만, 매사에 무심한 아이였다. 언니의 초경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언니가 초경을 시작했지만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는 반응이었다. 엄마 역시 특별히 생리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다. 그냥 ‘올 것이 왔구나’, ‘할 것을 하는구나!’ 같은 느낌이었다. 다만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혈이 새고 팬티에 묻는 날이 잦았고 그때마다 엄마의 등짝스매씽을 피할 수 없었다는 기억이 아롱아롱하다. 




나에게 초경은 ___ 이다.

 나에게 초경은 ‘매직스’다. 첫 번째 생리대였고 꽤 오랜 기간, 엄마가 가게를 접기 전까지 이것만 썼었기 때문에.



@에디터 킴




 




내가 기억하는 초경


  초경을 언제 했는지 엄마에게 물어도 내가 생각한 시기와 엄마가 기억하는 시기가 달라, 내 기억이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초경'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초등학교 5학년인지 6학년인지 여름방학 때 고모네 놀러 갔을 때의 일이다. 사촌들과 여느 때와 같이 수영장에 가기로 했는데 아무런 예고 없이 속옷에 묻어있던 핏자국. 피가 철철 나는 것도 아니고 조금 묻어있는 정도였기 때문에 '이게 초경이구나! 어떡하지?'라는 생각보다는 '수영장 가야 되는데 이게 뭐야...' 하는 생각이 앞섰던 거 같다.


  이것이 내가 기억하는 초경이다. 당시 엄마가 같이 수영장에 간 게 아니어서 누구한테 말도 못한 채 혼자 휴지로 닦아내기만 하고 놀았던 것 같다. 신경이 쓰이니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화장실만 들락날락하면서 수영복에 또 묻은 건 아닌지 계속 확인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초경을 시작하고 난 후 가족들의 반응


  그래서 내 초경 소식을 가장 먼저 알게 된 가족은 고모였다. 고모에게도 너무 뜻밖의 상황이니 급하게 근처 쇼핑몰로 나를 데려가 새옷과 함께 검은색 반바지 쫄바지를 사주셨고, 별다른게 떠오르지 않는걸 보면 요즘과 같이 초경을 축하해주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 

  분명 엄마도 전해 들었을 테지만 그리 큰 반응을 보인 것 같지는 않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고모가 사주셨던 검은색 반바지 쫄바지는 패션 레깅스가 아니라 생리대를 차고 속바지처럼 입으라는 의미이지 않았을까 싶다.




나에게 초경은 ___ 이다.

의외로 일상적이고 평범했던 이벤트



@에디터 초이







내가 기억하는 초경


  나의 초경은 학원에서 시작되었다. 속옷에 묻은 피를 보고 놀란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 죽을병에 걸렸나 봐. 어떡해?” 진짜, 난 내가 죽는 줄 알았다. 아무도 월경이 무엇인지, 내가 곧 초경을 하게 될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없기 때문에 속옷에 묻어나온 피를 본 순간, 난 큰 병이 걸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연이어 속옷에 피가 묻어나왔다고 말하자 엄마는 매우 큰 소리로 웃었다. 그 웃음에 나는 당황스럽고 서운했지만 곧이어 데리러 온 엄마가 차 안에서 해준 월경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죽을 것이라고 생각한 나에게 스스로 웃음이 나기도 했다.




초경을 시작하고 난 후 가족들의 반응


  나는 아주 성대한 초경 파티를 받았다. 반올림의 옥림이처럼. 하지만, 내 기억 속 초경파티는 썩 즐겁지만 않은 기억이다. 쥐어짜는 월경통과 힘이 없는 몸을 이끌고 엄마가 이끄는 레스토랑에 도착했고 오빠와 아빠가 먼저 케익을 켜놓고 나를 반기며 축하한다고 이야기해줬다. 그 순간, 오빠 왈. “근데 뭘 축하해주는 거야?” 

  순간, 엄마는 그럴 일이 있다며 둘러댔지만 나는 너무 창피했다. "그러게. 내 몸은 이렇게 아프고 피가 나오는데, 도대체 왜 축하해주는 거야?”




나에게 초경은 ____이다. 

잊지 못할 인생 헤프닝



@에디터 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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