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터뷰]20대가 완경을 생각한 이유

에디터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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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경박스를 만드는 권예은 대표를 만났다.


이지앤모어와 함께 

월경 라이프를 만드는 플레이어 인터뷰 : P터뷰

매일 쏟아지는 월경 관련 브랜드.

그 속에서 마음을 담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좋은 제품은 그럴듯한 문구와 호감을 주는 이미지가 아니라

월경을 좀 더 건강하게 보내길 바라는 마음과 다짐이 모인 것이니까요.





완경을 맞이하는 사람, 권예은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문제로 세상을 바라본다. 청년은 청년의 문제가 가장 와닿고, 노인은 노인의 문제가 세상에서 제일 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 자신이 겪어보지 못했던 완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매달 그리고 수십 년 동안 지속되는 월경의 끝, 완경. 에디터 K가 완경박스를 만드는 권예은 대표를 만났다.






Q. 안녕하세요. 예은 님, 이지앤모어 식구들에게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초경에서 완경까지 연결고리, 달고리> 대표 권예은입니다. 지난 월경박람회를 통해 이지앤모어 식구들에게 처음 인사드렸는데, 다시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Q. 예은 님은 아직 20대인데, 어떤 계기로 완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어머니의 고된 갱년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대학교 3학년일 때, 어머니께서 갱년기를 고되게 겪으셨어요. 하혈을 3번 넘게 하시고 입원도 하셨습니다. 세 번째 하혈 후 입원을 하셨을 때는 제가 시험 기간이라는 핑계 아닌 핑계로 많이 도와드리지 못하고 딱 하루, 엄마 옆에서 잠을 자고 도와드렸어요. 

  그리고 몇 년 후 그때의 일을 회상하며 제가 다시 여쭤봤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어머니가 “예은아 사실은 그때 너랑 같이 잔 하루만 내가 편하게 잤었어.”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때 느꼈죠. 갱년기, 그리고 폐경(완경)이라는 것이 아무리 신체적인 치료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신적인 케어까지는 안 되고 있었던 거구나 하고요. 

  또 이 문제는 비단 저희 어머니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많은 여성들이 느끼고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모든 완경 여성들을 위해 완경박스를 만들기로 다짐했고 완경이라는 단어를 확산시켜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완경에 관심이 있어도 회사를 만들고 사업을 한다는 것은 예은 님 개인의 삶에선 새로운 시작이고 도전이었을 것 같아요. 완경박스는 어떤 마음으로 시작했나요?

  “세상은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에 하루라도 일찍 시작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사업에 대한 열망은 대학생 시절부터 있었지만, 예상보다 일찍 시작하게 되어 고민이 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먼 훗날 사람들의 긍정적인 인식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으로 단 한 분이라도 기억해 주신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 결심하게 되었어요. 실제로 ‘덕분에 완경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저도 함께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완경박스란 무엇인지 애정을 담아 소개해주세요! 

  완경을 여성성의 상실이 아닌, 성숙한 인생 2막의 시작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위로, 감사, 응원’을 담아 선물합니다. 선물 받는 갱년기 여성 본인을 비롯해 선물하는 구매자까지도 폐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들의 정서적인 부분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문구와 숨겨진 편지지로 구성된 소책자, 안구 노화에 도움을 주며 엄마의 생기 있는 눈망울을 위한 팥 찜질팩, 갱년기 여성이 직접 만드신 순면 고리 스카프 등 약 10여 가지의 제품이 들어있습니다.





Q. 실제 완경을 맞이한 분에게 필요한 상품으로 박스를 구성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을 것 같아요. 상품 구성은 어떤 테스트를 통해 진행되었나요?

  실체가 없는 심적인 위로를 어떻게 하면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구성품을 선정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갱년기 여성을 직접 많이 만나보는 것이었어요. 기회가 닿는 대로 찾아다니며 여쭤보는 시간을 오랜 시간 가졌어요.

  이를테면 <소책자>제품 내부에 있는 숨겨진 편지지는 갱년기 여성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만들게 되었어요. ‘요즘 사람들이 아날로그 감성의 편지를 열심히 쓸까? 선물만 전달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갱년기 여성은 무조건 <진심>이 담겨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답변을 주셨어요. “귀하고 비싼 거 주면 뭐해.. 나한테 관심이 없으면 받으나 마나지..” 와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편지지를 그대로 넣기로 결심했고, 결과적으로 편지에서 가장 많은 감동을 받으셨어요.





Q. 완경박스를 소개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완경박스가 자칫 모르고 지나칠 수 있던 부분을 일깨워줘서 특별한 날이 되었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특히 먼저 완경을 겪은 여성이 보다 늦게 찾아온 친구에게 선물한다 하신 이야기나, 무뚝뚝한 아들에게 받았을 때 더 큰 감동을 받은 사연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돌이켜보면 공통적으로 ‘단어의 의미’를 말씀해주셨어요. 완경박스는 무심코, 예전부터 그리해왔기에, 의심조차 없던 언어 속 가치관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주셨어요.





Q. 갱년기는 한 지점이 아니라 완경으로 다다르는 기간 전체를 의미한다고 들었어요. 그렇다면 엄마에게 완경박스를 언제 선물하는 게 가장 적절할까요?

  완경박스는 갱년기를 마치신 분뿐만 아니라 갱년기를 겪고 있는 여성에게도 선물해드릴 수 있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선물하시는 분의 어머니들도 이제 막 완경을 시작하시는 분부터 몇 해가 지나신 분까지 다양하게 계신 편입니다.





Q. 에디터로서 완경박스에 왜 갱년기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영양제가 들어있지 않을까 궁금했어요. 혹시 상품 구성에 추가하고 싶었는데 가격이나 여러 이유로 추가하지 못했던 월경 아이템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달고리 완경박스는 갱년기를 겪으시는 분들의 ‘마음 건강’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신체적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은 완경박스가 나오기 이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너무나 많이 있기에 달고리는 조금 다른 길을 택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선물하시는 분의 정성이 담긴 DIY 완경박스를 출시하고 싶었으나, 직접 선물하시는 분들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어 출시하지 못한 부분이 조금 아쉬워요.






Q. 앞으로 한국에서 ‘완경’을 떠올렸을 때, 어떤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남길 바라나요? 

  자연스러운 또 한 번의 성숙이기에 아직은 조금 이른 표현일지라도 ‘축하받아 마땅한 일’이라 떠올리시기를 바랍니다. 여성의 완경 이후 삶은 인생 동안의 1/3이라고 합니다. 달고리는 '남은 인생을 월경이 폐한 여자로의 기억을 가지고 살 것인가, 월경을 완성한 여자로 살 것인가'에 대해 늘 고민합니다.

  폐경에서 완경으로 단어만 바뀐 게 아닌, 그 속에 담긴 ‘사고’가 바뀌어간다면 세상을 조금씩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요? “폐경은 축하할 수 없지만, 완경은 축하할 수 있습니다.”





Q. 예은 님에게 나이 듦이란 어떤 것일지 궁금해요. 

  달고리 엽서에는 “당신을 따라 시간이 흐른다”라는 의미의 문장이 새겨져 있어요. 나이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여성을 위해 만든 메시지인데요, 그래서인지 저도 완경박스를 제작하며 나이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으로 바뀌게 되었어요. 시간이 흐른 만큼 스스로를 더 잘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완경박스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저희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모든 상품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들의 생애가 조금이라도 편안할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예정이에요.





Q. 마지막으로 달고리에게 월경은 어떤 의미일까요?

  개인적으로는 ‘애증’이라 생각하지만, 저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달고리는 ‘응원’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직접 기획한 소책자의 가장 마지막 페이지 중 “훗날 지금의 완경을 돌이켜보았을 때 나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했노라고, 내 월경을 멋지게 완성시켰다고 말하겠습니다. 그래서 나부터 나를 응원합니다. 바로 당신 처럼요”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완경 여성인 저희 어머니가 완경박스를 받는 다른 완경 여성에게 전달하는 응원문구인데요, 벗어날 수 없다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자연스럽게 이겨낼 수 있는 문화를 소망해요. 초경이든 월경이든 완경이든 모두 다 그렇게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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