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초경 기억을 나눠주세요!

에디터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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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모어가 기억을 나눠주었다.



내가 기억하는 초경은?

  나는 동네에서 버금가는 성교육 대장이었다. 서점에 들어가면 항상 성교육 관련 도서 코너에 가서 뚫어져라 책을 읽었고, 도서실에 가면 사춘기와 성이라는 제목의 책을 자주 읽곤 했다. 그렇게 얻은 정보로 아이들에게 "성이란 이런 것이니라!"라며 가르침을 전수하는 것을 즐겼다. 성이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도 없고 누구한테 물어보기도 애매한 존재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시절에는 덩치가 또래 아이들보다 작은 편이었다. 특히, 나와 가장 친한 친구는 배구부에 스카우트가 될 정도로 길쭉길쭉하고 멋진 아이였다. 그 아이가 나보다 먼저 초경을 시작했다며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왠지 그게 부러웠다. 아니, 성교육 대장인 나도 안 한 월경을 네가 한단 말이야? 어린 마음에는 너무 부러워 매일같이 잠에 들기 전 나도 얼른 초경을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빌었다.


  어느 일요일, 아무것도 모르고 반 친구를 따라 간 성당 화장실에서 초경을 맞이했다. 나는 속으로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그러고는 같이 온 친구에게 "야.. 나 생리 시작하나봐.."라고 말을 했더니 친구가 축하한다며 나를 껴안아주었다. 앞으로 월경 때문에 고생할 나날들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 땐 그랬지!



초경을 시작하고 난 후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집에 돌아가 엄마에게 당황하지 않고 초경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나밖에 없는 딸의 초경 소식을 들은 엄마도 생각보다 침착하게 생리대를 붙이는 법이나 버리는 법에 대해 알려주었다. 다른 사람들은 초경 파티니 뭐니 거창하게 일을 벌였다지만 (속으로는 내심 바랬지만) 우리 집은 그런 것 없이 물 흐르듯 나의 초경을 받아들였다. 

  엄마를 제외한 나머지 남성 구성원들은 티나게 나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지는 않았다. 분명 부끄러워 말을 못한 것이리라. 나는 괜찮았다. 그들이 월경 때문에 나를 건드리지 않아주었으면 하고 속으로 부탁하였다.



나에게 초경은 ____이다. 

예수님이 나에게 준 특별한 선물 


@토미쌤





내가 기억하는 초경은?

놀라기도 했지만 부끄러운게 더 커서 엄마한테도 말하지도 않고 혼자서 생리대를 했던 기억이 있어요



초경을 시작하고 난 후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생리대를 교체하는 모습을 보시고 생리 시작했네~~라고 말씀하시고 그냥 지나갔어요



나에게 초경은 ____이다. 

두려움


@쑥





내가 기억하는 초경은?

  중학교 1학년이 막 되었을 무렵 자고 일어났는데 침대커버에 갈색이 묻어있어서 똥인줄 알고 허겁지겁 치우고 세탁하려고 다시 자세히 봤더니 피가 굳어있길래 엄마한테도 한번 가져가서 보여주고 언니한테 언뜻들었던 월경을 제가 시작하게 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초경을 시작하고 난 후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너도 이제는 생리대를 사야하니까 월경용품 지출이 늘어날거라며 후에 축하한다고는 하셨지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나에게 초경은 ____이다. 

번거로움의 시작


@Lo민초vE





내가 기억하는 초경은?

생소한 아픔이 시작된 날, 엄마가 내 손을 잡고 기도해준 날



초경을 시작하고 난 후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나는 부끄러워 하는데 엄마는 내 손을 잡고 기도해주셨어요. 여자로서의 2의 인생이 시작된 것이라고 하면서 앞으로의 인생에 항상 안전한 삶이 되길 바란다 하셨어요. 중학교 선생님이신 아빠는 엄마한테 듣고는 조금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면서 생리대 없을 땐 학교 보건실 가면 얻을 수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또 체육시간에도 창피한 일이 아니니까 아프면 선생님께 말하고 꼭 쉬라고 해주셨어요.



나에게 초경은 ____이다. 

생소함


@스페셜한 신애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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